[뮤직비디오 속 민화] 호랑이와 까치가 춤추는 K-팝아트, 민화(民畵)의 ‘힙’한 반란

[民畵(민화)] 과거의 기록을 넘어 현대의 아방가르드가 된 예술

안녕하세요, K-CANVAS의 도슨트입니다. 여러분은 BTS의 ‘IDOL’ 뮤직비디오 배경에 등장했던 노란 호랑이를 기억하시나요? 혹은 어거스트 디(Agust D)의 ‘대취타’ 속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던 일월오봉도를 보셨나요? 과거 서민들의 소박한 소망을 담았던 민화(民畵)가 이제는 전 세계 억만 뷰를 기록하는 K-팝 뮤직비디오의 핵심 비주얼(Visual) 요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통적’이라서가 아닙니다. 민화가 가진 파격적인 구성과 강렬한 색감은 현대의 팝아트(Pop Art)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는 세련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오늘은 우리 민족의 영혼이 담긴 그림, 민화(民畵)의 미학을 큐레이팅해 드립니다.

1. 民畵(민화): 백성(民)이 그린 우리들의 이야기

민화라는 이름 속에는 이 예술의 주인이 누구인지가 명확히 드러나 있습니다.

  • 民: 백성 민 (눈을 찔러 순종하게 된 사람의 모습에서 유래했으나, 오늘날에는 한 나라의 주권을 가진 사람을 뜻함)
  • 畵: 그림 화 (붓을 잡고 밭의 경계를 그리는 모양)

민화(民畵)는 전문 화가가 아닌 이름 없는 백성들이 그린 그림입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린 이 그림들은, 당시의 엄격한 유교 사회 속에서도 유쾌한 상상력(想像力)을 잃지 않았던 우리 민족의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자유로운 정신이 오늘날 경계를 허무는 K-팝의 창의(創意)성과 맞닿아 있는 것이죠.

2. 諧謔(해학): 무서운 호랑이도 웃게 만드는 유머

민화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정서는 해학(諧謔)입니다.

[Curator’s Note] 諧謔(해학)의 미학
화합할 해(諧), 농담할 학(謔). 즉, 익살스럽고도 품격 있게 풍자한다는 뜻입니다. 민화 속 호랑이는 무서운 맹수가 아니라, 바보처럼 웃거나 까치에게 당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지곤 합니다. 권위적인 존재를 웃음으로 승화시킨 이 해학적 관점은, 현대 K-팝 뮤직비디오가 사회적 메시지를 세련되게 풍자하고 표현(表現)하는 방식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3. 色彩(색채): 오방색이 만드는 강렬한 팝아트

민화가 뮤직비디오에서 유독 빛을 발하는 이유는 바로 그 거침없는 색채(色彩) 사용에 있습니다.

  • 色: 빛 색 (사람 위에 사람이 올라탄 모양에서 파생된 ‘빛깔’)
  • 彩: 채색 채 (손으로 나무의 열매나 잎을 따서 물들이는 것)

민화는 오방색(五方色)이라 불리는 청, 적, 황, 백, 흑의 원색을 대담하게 사용합니다. 명암이나 원근법에 집착하지 않고 평면적으로 배치된 색감은, 현대적인 그래픽 디자인이나 모션 그래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블랙핑크의 무대 배경이나 뮤직비디오의 세트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시각(視覺)적 에너지는, 사실 수백 년 전 민화가 이미 완성해 놓은 미학(美學)의 현대적 변주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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